트레일의 다양한 상황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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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전 컨디션 조절

말벌을 만났을 때
벌은 절대 자극해서는 안 된다. 손으로 벌을 쫓거나 당황해서 도망가면 공격당할 수 있다. 천천히 후퇴하면서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최상이다. 벌집에서 멀어지면 더는 쫓아오지 않는다. 운 나쁘게 공격을 받는다면 전력으로 도망치자. 그 자리에 계속 있으면 계속 쏘일 뿐이다. 그리고 검은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레이스 중에 벌에 쏘이면 대회 운영 스텝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하자.

다리 경련
다리 경련은 수분/전해질 부족이나 추위, 근력 부족으로 일어날 수 있다. 원인에 따라 그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 체내에 수분이나 전해질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련이라면 수분과 염분(전해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추위로 근육이 차가워져 경련이 생기기도 한다. 산에서 땀이나 비로 몸이 젖었을 때 바람으로 체온이 내려가면서 발생할 수 있다. 체온 유지를 위한 의류를 준비해 적절히 대비해야 한다.

대부분은 근력 부족으로 경련이 일어난다. 이때는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전신을 이완하고 심호흡을 하면서, 경련이 일어나는 부위의 근육을 천천히 펴면서 통증이 생기기 바로 직전에 멈춰 그대로 유지한다. 그러면 경련이 완화된다.

더는 달릴 수 없는 상태가 되면?
히팅 더 월 hitting the wall 이란 혈당이 고갈된 상태를 말한다. 봉크 bonk 라고도 한다. 갑자기 힘이 빠져 몸에 힘을 줄 수 없다. 이런 상태에 빠지지 않으려면 공복감이 없더라도 조금씩 영양 보충을 해줘야 한다. 당분이 바닥난 뒤에 보충하면 이미 늦다.

위험한 고산병
고산 지역에서 트레일러닝ㅇ르 할 경우에는 고산병에 주의해야 한다. 체질적으로 고산병에 강한 사람도 있지만, 수면 부족이나 피로 때문에 컨디션이 나빠지면 누구나 고산병에 걸릴 수 있다. 어지럼이나 두통, 구토나 부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고산병을 의심해보자. 고산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컨디션 조절에 신경 써야 하며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틈틈이 수분을 섭취하고 대피소를 이용하면서 옅어진 공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고산병에 걸리면 천천히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자.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트레일러닝을 멈추고 하산해야 한다. 낮은 곳으로 내려오면 바로 증상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심하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어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복통
달릴 때는 진동으로 몸속 내장 전체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대장의 가스가 위로 상승한다. 대장이 꺾이는 부분에 가스가 차기 쉬운데, 이 가스 덩어리가 주위 신경을 자극해 복통이 생긴다. 만약 복통이 생긴다면 잠시 페이스를 늦추고 달린다. 그러면 가스가 분산돼 통증이 사라진다. 통증을 참고 달리는 것보다 과감하게 페이스를 늦추는 것이 좋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휴식을 취하면서 심호흡을 하거나 옆구리를 몇 번 강하게 눌러보자. 뛰는 도중에 복통이 생기는 사람은 에너지 푸드처럼 가스가 차지 않는 음식을 틈틈이 먹으면 도움이 된다.

열사병
열사병은 날씨가 덩누 날 운동을 할 때 많이 걸린다. 무기력, 근육 경련, 두통, 어지럼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부터 두근거림, 의식 장애 등 위중한 증상까지 다양하다.

열사병 증상이 나타나면 햇볕이 들지 않고 서늘하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누워 쉬거나 몸을 식히고 수분을 보급한다. 몸을 조이는 의류는 가능한 한 벗고 편안한 자세로 안정을 취하면서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아서 열기를 식힌다. 겨드랑이나 가랑이 사이 등 동맥이 흐르는 부근을 얼음으로 식히면 좋다.

근처에 열사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이름을 부르거나 어깨를 두드려 반드시 의식을 확인하자. 반응이 없거나 응답이 늦고 말이 어눌하다면 최대한 빨리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해가 지면?
밤에 달려야 하는 레이스가 아니라면, 해가 졌을 때는 이미 귀가할 시기다. 만약 뜻하지 않게 시간이 걸려 하산 중에 해가 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산 루트를 파악한 상태고 휴대용 라이트나 헤드램프를 소지하고 있다면 이 장비들을 이용해 바로 하산하자.

이런 대처가 불가능하다면 움직임을 최소화해서 체력을 아끼고, 비나 밤이슬을 피할 수 있는 나무 그늘 또는 바위틈에서 밤을 보내야 한다. 다만 산에서 밤을 보내는 일은 매우 위험하므로 애초에 해가 지는 시간을 잘 파악해서 여유를 갖고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경로 찾기
경사가 급한 등산로는 길이 지그재그인 경우가 많다. 이때 길을 가로질러 바로 오르는 것이 거리도 단축되고 편할 것 같지만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오르막을 한 번에 오르면 체력 소모가 클 뿐만 아니라 페이스가 흔들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불필요한 체력 소모가 없는 경로를 순간적으로 판단한다. 멀리 돌아가더라도 페이스를 잃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경로를 선택하자.

밧줄이 설치된 곳
오르막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따. 등산객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급사면에서는 밧줄을 반드시 잡고, 혹시 모를 추락에 대비해야 한다. 밧줄을 잡ㄱ 있으면 발이 미끄러져도 추락을 방지할 수 있다. 추락 위험이 적은 비탈면에서는 팔 힘을 이용해 다리의 피로를 줄이는 주법으로 오르면 좋다. 이 기술은 팔 힘과 경험이 필요하다.

걸으며 올라갈 때의 호흡법
최대한 많은 산소를 마시기 위해 천천히 그리고 깊게 호흡을 하며 오른다. 힘들면 마음을 안정시키고 크게 심호흡을 한다. 이때 헉헉거리며 호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든 공기를 뱉어낸 뒤에 다시 한번 더 짜내서 뱉어낸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공기가 폐로 들어간다. 지나치게 헉헉거리면 오히려 공기가 폐로 잘 들어가지 않는다.

표식 확인
안내 표식이 있는 분기점은 반드시 멈춰서 확인하자. 익숙한 트레일이라면 달리면서 확인하자. 경로를 살피는 일은 중요한 정보가 된다. 트레일 맵과 대조하면서 확인하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쉬는 법
쉬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지치기 전에 쉬는 것이 기본이다. 무리해서 계속 달리다가 지친 후에 쉬면 피로가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쉬어야 한다. 쉴 때는 다른 등산객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길을 터준다.

의미 없이 천천히 걸으며 쉬는 것보다는 목표를 정해서 달리고, 목표 지점에 도착하면 휴식을 취한다. 이러면 페이스의 강약 조절이 가능해져 레이스를 진행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목표 지점을 설정하면 느리지만 전진할 수 있다.

수건, 반다나 등 지참
수건이나 반다나 등을 지참하면 운동을 할 때 땀을 닦거나 염좌나 골절이 일어났을 때 붕대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참고 1

References
  1. 오쿠노미야순스케. 트레일 러닝 교과서. 보누스. 2011:152-1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