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눈에는 맹점 blind spot 이 있다. 시신경이 지나는 길이라 감각세포가 없어서 시각 정보를 처리할 수 없는 부위다. 시각에 맹점이 있는 것처럼 인지적 맹점도 존재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 누가 봐도 그럴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편파적으로 사고하고 있다고 인식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내 판단을 이상하게 여기면 내가 편향이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 그 사람이 편향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남들은 쉽게 편향되는 것처럼 보이고 나는 별로 편향되지 않는 사람으로 남는 것이다.
읽어보면 이해는 되지만 정작 그 틀에서 빠져나오기는 어려운, 그래서 최악의 편향으로 손꼽히기도 하는 편향이다. 내가 하면 논리가 되고, 남이 하면 편향이 된다. 남들보다 내가 편견을 덜 가진 편이라고 생각한다. 편향된 내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편견에 대한 맹점에 빠져 있는 것이다.
사실 인간은 편견 덩어리다. 시시각각 변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아무런 편견 없이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에게 편견이 있다고 인정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사람이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믿는다.
나에게도 편견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자. 올바른 판단은 그 곳에서 출발한다.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그 생각이 설령 불완전하다 하더라도 배울 점이 있음을 인정하자.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적극 찾아보자.
참고 1 2